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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단 풍향계]모교 생존에 대한 학교법인의 의지를 묻는다

[편집자 주]

총동문회가 운영하고 있는 ‘재단 이사장, 총장의 학교 활동과 운영에 대한 감시단’에 중요한 한 가지 내용이 전달됐다. 모교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 국민학원이 수익용 재산 일부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이번에 매각하려는 재산은 법인 소유 재산 중 ‘알짜’로 소문난 곳이라는 내용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서울 소재 대학조차 생존을 장담하기 힘든 때에, 우리 동문들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시론을 통해 법인의 의지를 묻고자 한다.

지난 2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서울 지역 대학 중 31개 대학이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는 뉴스 보도였다. 그동안 대규모 정원 미달과 추가모집은 지방대의 이야기로 치부했으나, 이제 서울도 안심할 수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학령인구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2005년 출생자 수는 438,707명이었으나, 작년(2023년)은 23만 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으로 10여 년은 그나마 40만 명대를 유지하겠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매년 3만 명 이상씩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 예고된 재앙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뜨뜻미지근한 법인의 지원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생존의 문제에 법인이 모교에 더 많은 투자로 대처하라’고 모교의 전 구성원들이 10년 넘게 외치고 있다. 하지만 법인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법으로 정한 전입금은 충실히 납부하고 있으며, 그조차도 못하는 학교법인이 산적 해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모교의 2023학년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법인의 법정부담금(법으로 정해진 학교법인의 전입금)은 100% 완납한 상태다. 여기까진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법인전입금이 대학재정에 기여하는 수준을 따져보면 상황은 다르다. 교육부가 운영하는 대학알리미 자료에 따르면 우리 모교의 운영 수입에서 법인전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3년 기준 2.3%. 같은 년도 전국 사립대학 평균 7.6%(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재정알리미자료)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진다. 실제 대학알리미에서도 전국의 대학을 상대평가로 비교해봤을 때 학교법인 국민학원은 중간 수준의 평가(하위 31~70% 수준에 위치)를 받고 있다.

한편, 자금수입 총액 대비 재학생 등록금 의존율은 2023년 기준 64.1%로 하위 10%에 들어가있다. 약 15년 간 등록금 인상이 통제된 상황에서도 비슷한 등록금 의존도를 보여주고 있는 점은 법인의 재정적 기여가 현격히 부족함을 드러내는 증거다.

피해는 재학생과 모교가

앞에서 언급했듯이 선호하는 대학이 즐비하다는 서울에서조차 추가모집이 발생하는 위기 상황에서, 현상유지 수준의 지원은 비판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실제로 획기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그 피해는 작지만 서서히 모교와 재학생에게로 전가되고 있다.

교육부 대학알리미 공시 기준으로 모교의 2023년 전임교수 확보율은 72.7%. 전국 일반대학 평균 90.6%(2023년 교육부 교육기본통계)에 크게 못 미친다. 등록금의 교육비 환원 정도를 뜻하는 교육비 환원율도 우리 대학은 2023년 기준 198.1%(대학알리미)로 전국 사립대학 평균 251.2%에 크게 밑돈다. 부족한 재정이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에 있어 발목을 잡고 있다.

문제는 이것뿐만 아니다. 모교는 최고의 시설을 갖추어 재학생과 교수의 학습을 뒷받침해야 하지만, 풍족하지 않은 재정은 시설 보수 측면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감시단에 들어온 모교 재학생들의 제보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최근에 건설된 종합복지관에서도 누수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건립된 지 30년이 넘은 건물에서는 누수 현상이 잦아 학생들이 보수 요청을 하고 있음에도, 예산 부족 문제로 인하여 수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법인의 획기적 의식 전환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

선호도가 높은 서울지역 대학조차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현상 유지가 아닌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만약 학교법인 스스로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외부 또는 모교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동문들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이미 타 대학 법인은 나름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연세대와 숭실대는 동문 대표를 법인 이사로 임명토록 정관에 명시하고 있으며, 단국대학교는 법인 상임이사가 총동문회장과 함께 전국을 순회하며 동문들의 협조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우리 모교도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당장 과거 우리 모교는 축구부와 농구부를 운영했고, 특히 농구부는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농구대잔치에도 출전하여 모교의 위상을 드높이고 동문 및 전 구성원 간의 화합을 도모한 바 있다. 그러나 90년대 모교는 운동부 운영에서 손을 뗐고 동문들은 사회에서 모교와의 접점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법인이 자체 투자 혹은 동문 사회와 협업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운동부를 창단하거나 부활시키고 하나의 구심점을 만드는 것도 유효한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수익용 재산 매각, 대책은?

이런 상황에서 감시단으로 흘러들어온 법인의 수익용 재산 매각 제보를 우리 총동문회는 엄중히 받아들인다. 특히 매각할 재산은 앞으로 GTX를 비롯하여 영동대로 개발사업,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건립에 따른 수혜를 크게 볼 것으로 기대되는 알짜 자산이다

. 이 재산을 매각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것도 충격적이지만, 매각 시 대금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서도 우리 구성원들은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법인의 수익용 재산은 앞으로 모교를 운영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금원이기 때문이다. 허투루 관리되어선 안 될 일이다. 그래서 총동문회는 법인에 다음과 같은 질문에 즉시 답변할 것을 요구한다.

1. 법인은 수익용 재산을 매각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2.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충격파가 눈앞에 다가오는 상황에서 법인은 이에 대한 대책은 가지고 있는가?
3. 전 구성원의 화합과 단결을 위하여 법인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지원금 확충, 운동부 신설 등)

우리는 모교가 생존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발전하는 길로 나아가길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인이 확고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지금보다 더 열린 자세로 구성원들과의 화합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법인이 이전의 독단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전향적인 변화를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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